2012년 9월 17일 월요일

문재인의 쉬운 승리에 대하여

문재인 후보가 결선 없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었다. 그에 대한 호불호를 잠시 미뤄두자. 

그래도 역사와 전통의 제1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13개 모든 지역 경선에서 승리하고, 합계 득표율 56.5%를 기록한 것은, 사실상 대중 정치 입문 1년차인 문재인 후보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나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있다고 말해지는 그의 치명적 매력을 감안한다하더라도 그렇다. 뭔가 자연스럽지도 정상적이지 않다.



뭔가 잘못되었다. 이 같은 의외의 결과는 이번 경선이,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 확정의 과정이, 당 안팎 모두에게서 버림 받은 것의 크게 기인한듯 보인다. 모두들 이미 떠나버렸다. 잔치는 오래전에 끝났던 것이다. 어쩌면 잔치는 시작돼지도 않았는지 모른다. 이런 경선의 피해자는 비단 패배자들 뿐 아니다. 승자 문재인 역시 피해자다.


누구의 책임인가? 일차적으로 당 지도부다. 지난 지방선거 때 한명숙 후보를 서울시장에 내세우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후보가 정해지고 이에 룰이 정해졌고, 당이 움직였다. 아쉬운 것은 다른 후보들이다. 특히 손학규 캠프다. 울산경선 비토부터 시작해, 왜 경선을 "룰에 관한 것"으로 만들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번 경선이 "얼마나 공정하지, 또 민주적이지 않는지"를 역설하며, 동시에 자신의 지지를 호소할 순 없다. 문재인 후보의 공직경험 부족과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문으로 경선을 채웠다면, 적어도 결선을 갔을 것이다. 처음 부터 끝까지 얼마나 "거지 같은 경선"인 줄 아냐고만 외쳐되는데, 사람들이 왜 참여할까? 참여를 않는데, 어떻게 지지를 할수 있을까?

그래서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의 쉬운 승리는 친노로 평가되는 당 지도부 때문만도 아니며, 문재인 캠프가 잘해서도 아니다. 순전히 손학규 캠프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너무 못했기 때문이다. 손학규에 표를 던진 사람으로 참 안타까운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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