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9일 일요일

희희낙락 하며 걸어 나가 MB정부

정치리더들과 그 집합으로서의 정당은 결국 선거의 견지에서 평가되고 기록된다. 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거나, 이해하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정치’ 아닌 일을 하는게 모두를 위해 좋다.

노무현 정부는 실패했다. 이는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이 그렇게 쉽게, 그렇게 크게 이겼다는 사실 하나로 충분하다. DJ정부에 대해 평가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여타 정부와 큰 차이 없는 국정실패의 모습들에도, 정권재창출에 성공했다는 사실 하나 때문이다. 그건 작은게 아니다.



이명박 정부도 예외일 순 없다. 그 역시 최종적으로 2012년 대선결과로 평가된다. ‘MB심판’ 만을 주술처럼 외운다고 심판되는게 아닌 것이다. 새누리당에 원내1당을 허락한 총선결과에 더해, 대선을 백일 앞둔 오늘, 그래서 메시지는 분명하고도 참담하다.

“이명박 정부가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

무엇을 의미하나? ‘4대강사업’을 필두로 현 정부의 수많은 정치적, 정책적 실패와 오류, 특히 이번 정부를 이끈 주요 인사들의 광범한 탈법과 일탈 그리고 도덕적 타락. 그 모든 게 ‘성공’까진 아니라할지라도, ‘큰 문제 없었음’으로 정리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은 강조되어야 한다. 'MB일당'에 면죄부를 발행함으로써, 그들의 희희낙락하며 안전하고 편안한 퇴장을 허용한 이들은, MB정부도 또 박근혜 캠프도 아니다. 또 일부 그룹들이 악/질/적/으/로 유포하듯 한국 유권자들이 “덜 깨어서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야당과 그 리더들이다. 오로지 그들의 무능과 타락 때문이다.

2012년 우리는, 그래서 현임 정부가 최악의 지지와 신뢰도를 기록하더라도, “야당이 심판될 수 있다”는 세계 민주정치에서 희귀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우리가 현재 야당을 지배하는 정치-즉 이념, 사람, 기반, 전략의 총체로서-를 ‘노무현’ 세 글자로 요약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면, 현임정부가 아니라 전임정부가 유권자들의 회고적 판단의 중심이 되는 정치학 교과서에 없는 요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유례없고 전례없는 것”에 대한 그들의 못말릴 사랑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만, 한 가지만 더 말하고 끝내자. 월드컵 4강만큼이나 우연적이며 기적적이었던 2002년 대선을 제외한다면, 선거적 견지에서 ‘노무현’은 “불패의 그 이름”하곤 좀 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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