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역사와 전통의 제1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13개 모든 지역 경선에서 승리하고, 합계 득표율 56.5%를 기록한 것은, 사실상 대중 정치 입문 1년차인 문재인 후보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나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있다고 말해지는 그의 치명적 매력을 감안한다하더라도 그렇다. 뭔가 자연스럽지도 정상적이지 않다.
뭔가 잘못되었다. 이 같은 의외의 결과는 이번 경선이,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 확정의 과정이, 당 안팎 모두에게서 버림 받은 것의 크게 기인한듯 보인다. 모두들 이미 떠나버렸다. 잔치는 오래전에 끝났던 것이다. 어쩌면 잔치는 시작돼지도 않았는지 모른다. 이런 경선의 피해자는 비단 패배자들 뿐 아니다. 승자 문재인 역시 피해자다.
누구의 책임인가? 일차적으로 당 지도부다. 지난 지방선거 때 한명숙 후보를 서울시장에 내세우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후보가 정해지고 이에 룰이 정해졌고, 당이 움직였다. 아쉬운 것은 다른 후보들이다. 특히 손학규 캠프다. 울산경선 비토부터 시작해, 왜 경선을 "룰에 관한 것"으로 만들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번 경선이 "얼마나 공정하지, 또 민주적이지 않는지"를 역설하며, 동시에 자신의 지지를 호소할 순 없다. 문재인 후보의 공직경험 부족과 본선 경쟁력에 대한 의문으로 경선을 채웠다면, 적어도 결선을 갔을 것이다. 처음 부터 끝까지 얼마나 "거지 같은 경선"인 줄 아냐고만 외쳐되는데, 사람들이 왜 참여할까? 참여를 않는데, 어떻게 지지를 할수 있을까?
그래서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의 쉬운 승리는 친노로 평가되는 당 지도부 때문만도 아니며, 문재인 캠프가 잘해서도 아니다. 순전히 손학규 캠프가 못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너무 못했기 때문이다. 손학규에 표를 던진 사람으로 참 안타까운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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