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 문득 오바마의 2002년 시카고 거리집회 반전연설을 떠올렸다. 이 연설은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과 함께, 무명의 지방 정치인을 일약 전국적 인물로 부상시킨 계기였다.
두 연설은 꽤 유사하다. 두 연설 모두 정치권은 물론 여론 전반이 전쟁-군사적조치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압도하는 정치적 맥락에서 용감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연설의 논리적 구조도 흡사하다. 조승수는 "북한의 도발에 규탄해 마지 않지만, 평화실현의 방안이 빠진 규탄안에 찬성할수 없다" 말했고, 오바마는 "모든 전쟁에 반대하지만, 멍청하고, 성급하고, 이성보다 감정 그리고 정치적 계산에 추동된 전쟁에 반대한다" 말했다.
그러나 두 연설은 다르다. 그 다름이 나를 불편케 한다. 아다도 연설의 정치적 효과도 다를 것이다. 정확히 다른 지점이 무엇인지는 나중에 적어보겠다.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북규탄 결의문 반대토론 (2010. 11.25 국회)
진보신당 울산 북구 출신 조승수 의원입니다.
토론에 앞서 먼저 이번 연평도 북한의 도발사태로 인해서 돌아가신 두 분의 장병, 그리고 두 분의 민간인 희생자에 대해서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또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저 는 오늘 대단히 복잡한 심정으로 이 반대토론 자리에 섰습니다. 정전협정 이후로 유사 이래로 처음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이번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서는 모든 국민과 저는 북한정권의 군사적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고자 합니다. 그 어떤 이유로도 이번 도발행위는 용납될 수도 없고 인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응분의 책임을 북한정권은 분명히 져야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우리는 전쟁을 겪었습니다. 수백만의 동족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싸우고 다치고 죽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쟁의 폐허 속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을 건설했습니다.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 국민의 정서의 저변에는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강고히 흐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 규탄 결의문이 담고 있는 기본적 취지, 북한의 군사적 도발행위에 대한 규탄은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그리고 그 북한정권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도 옹호할 생각이 없습니다. 아니 옹호가 아니라, 저는 누구보다도 북한정권의 비이성적인 행동, 최근의 3대 세습 문제까지도 공개적으로 비판해왔습니다.
그러나 자칫 이 북한의 군사도발 문제를 계기로 해서 우리가 군사적 대응만을 국회에서 결의해서 목소리를 높인다면 지금 정부일각과 일부 정치인들이 얘기하고 있는 강경한 대응, 몇 배의 입장보복, 즉각적인 응징 과연 이런 것이 한반도 평화에 어떤 도움이 되겠습니까.
저는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군사도발에 대해서는 규탄하더라도, 우리 국회는 이 문제의 원인을 짚어내고 항구적으로 평화체제를 어떻게 건설할 것인지 분명하게 담아내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우리 국회가 국민의 대표기구로서 대표기관으로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군사적 행동에 군사적 대응으로만 일관한다면 북한의 행위와 그 행위를 비판하는 행위의 의미는 더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의원님 여러분, 국민의 정서가 분노해있고 북한에 대한 규탄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정서의 한편에는 군사적 대응으로 확전이 되거나 전쟁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대의 목소리에 대해서 우리 국회가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이성적으로 규탄과 동시에 한반도에서의 평화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이 결의문에 담겨져 있어야 하기에, 저는 이 결의문 자체를 많은 부분을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대응 중심의 결의문은 찬성할 수 없는 입장임을 밝힙니다. 의원님 여러분의 깊은 고민과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오바마 이랔전 반대 연설 I'm Not Against Wars But (Oct. 30 2002, 시카고 페더럴 플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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